대형 로펌 5곳, SKY 로스쿨 졸업자가 80% 장악했다.

올해로 도입 10년을 맞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로펌 업계의 학벌 위주 구조를 고착화하고, 다양한 배경과 경력을 지닌 법률가 양성에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소재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들이 유명 대형로펌 취업을 사실상 독차지하고 있었다.

대형 로펌들 신규 변호사 출신 로스쿨

한국일보가 최근 3년(2016~2018년)간 국내 대형로펌 5곳(김앤장ㆍ광장ㆍ태평양ㆍ세종ㆍ화우)에 취업한 변호사 322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방대 로스쿨 졸업자는 9명(2.8%)에 불과했다. 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등 이른바 SKY 로스쿨 출신이 249명(77.3%)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나머지(64명ㆍ19.9%) 신규 변호사 자리도 서울 시내 로스쿨 졸업자들로 채워졌으며, 수도권 로스쿨 졸업자는 1명도 대형로펌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로펌들 신규 변호사 출신 대학

(*SKY :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포/카/경 : 포항공대/카이스트/경찰대)

대형로펌 신입 변호사들의 출신 대학교(졸업 학부)를 살펴봐도 이 같은 흐름은 동일하다. 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ㆍ경찰대ㆍ카이스트 등 5개 학교 졸업자가 87%(281명)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이른바 스카이(SKY)로 불리는 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출신 변호사는 80%(256명)에 달했다. 여기에 해외 대학교 졸업자(5%ㆍ15명)를 더하면 전체 입사자의 93%를 차지한다.

바늘구멍을 뚫고 대형로펌에 들어간 지방대 로스쿨 졸업자(9명)도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지는 못한다. 이들 대부분은 취업전 법원에서 재판연구원으로 근무했거나 경찰대를 졸업하고 경감으로 재직한 이력을 지녔다. 사실상 지방대 로스쿨을 나온 무경력자 변호사가 대형로펌의 문턱을 밟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얘기이다.

특정 대학, 유명 로스쿨을 나온 이들에게만 활짝 열린 대형로펌의 좁은문. 사회 여러 분야의 인재에게 전문화된 교육을 시켜 다양한 배경을 가진 법 실무가를 양성하겠다는 로스쿨 제도의 취지가 퇴색한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 이번 조사 대상은 국내 로스쿨 졸업자만 포함됐다. 최근 3년간 취업자 중 사법시험 출신 비율이 점차 줄고 로스쿨 졸업자는 늘면서 표본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