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서 노후한 쪽방 건물과 쪽방 주민들이 가장 많이 밀집해있는 종로구의 고민이 깊다. 지난해 초 돈의동 쪽방 화재(1명 사망), 종로5가 서울장여관 화재(6명 사망)에 이어 관수동 국일고시원 화재(7명 사망) 등으로 많은 이의 목숨이 희생된 도시 빈민들의 마지막 거처가 이곳 종로구 일대에 ‘쪽방촌(돈의동ㆍ창신동)’, ‘고시원’, ‘달방(보증금 없는 여관ㆍ여인숙 셋방)’의 형태로 빼곡히 들어서 있는 터다.
서울 종로구는 지난 4월 7일 “붕괴와 화재 위험에 상시 노출된 쪽방과 저소득층 노인의 주거복지를 위해 청계천변 공공용지에 원룸형 안심 공동주택 건립을 위한 계획을 수립, 서울시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이 아닌 쪽방 주민 등 최하 저소득층이 입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 주택을 자치단체가 제안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종로구 창신동 청계천 인근의 삼일아파트 1~6동, 공공임대 주택 부지 물망
1969년 시가 조성한 시민아파트였지만 지금은 안전문제로 아파트 부분은 철거되고, 1, 2층 상가만 남아있다. 현재 해당 부지는 2007년 청계천 복원계획에 따라 공원녹지 지역으로 지정돼 개발을 할 수도 없는 상태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공공주택사업을 위해 공원녹지 지정 해제를 일부 검토 중이다. 해당 부지는 창신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이들의 생활권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가난 앞에 더욱 비정한 도시에서는
오늘도 갈 곳 없는 이들의 삶을 담보로
‘불로소득(不勞所得)’을 뽑아내는
빈곤 비즈니스가 진행 중이다.